“트래픽이면 된다”는 착각이 끝날 때: NHN Edu, 그리고 학원 SaaS의 교훈
NHN Edu가 많은 사업을 종료한다. 아이엠클래스, 아이엠스쿨은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가 떴고 회사 자체의 폐업도 검토중이다. 동종업계에서 이제 선택지 중 하나에 들만큼 회사를 키워온 입장에서 내가 바라보는 실패의 원인과 반면교사를 탐색해보려 한다.

유니원에서 시작해, 아이엠스쿨을 품고, ‘NHN에듀’가 됐다
NHN의 교육 사업은 “없던 걸 갑자기 만든” 이야기라기보다, 자체 시도(유니원) + 인수(아이엠스쿨) + 통합 법인화(NHN에듀)로 이어진다.
- 2015년: NHN(당시 NHN엔터)은 학교·학원·학부모를 연결하는 교육 관리 앱 ‘유니원(UNIONE)’을 개발/운영하기 시작했다.
- 2017년: 알림장 앱 ‘아이엠스쿨’ 운영사(아이엠컴퍼니)를 인수했다.
- 2018년 3월: 교육 플랫폼 사업을 묶어 신규 법인 ‘NHN에듀’ 설립(유니원+아이엠스쿨 통합 계획) 발표했다.
이후 ‘아이엠스쿨/아이엠티처/아이엠클래스(유니원 계열 리브랜딩)’ 같은 패밀리 구조로 확장해갔다. 가입학원수도 20년 16,000개에서 23년 26,000개 수준으로 매끄럽게 성장하는 듯 했다.
그렇지만 23년 말 클래스123 운영 종료 소식 이외에 특별히 뚜렷한 소식이 들리지 않다가, 25년 11월 서비스 종료를 기사로 접하게 되었다.
출처
가입원 16000개 : https://inside.nhn.com/news/114
클래스 123 서비스 종료 : https://iamservice.oc.toast.com/iamteacher/hc/mobile/notice/808/
폐업검토 기사 :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510310745474600108985
닫을 수 밖에 없었던 표면적 이유 “매출 60~90억, 비용 170억대” 구조
다음은 여러 경로를 통해 내가 추정한 연간 실적 테이블이다.
|
연도 |
매출(억) |
이익(억) |
직원수 |
|
20 |
72 |
~-57 |
|
|
21 |
95 |
-16.5 |
71 |
|
22 |
82 |
-99.0 |
112 |
|
23 |
78 |
-81.7 |
124 |
|
24 |
66 |
-104.9 |
119 |
매출 규모(대략 60~90억대)가 정체/감소하는데, 조직·비용은 ‘중견 사업부’처럼 유지됐다. 그 결과 영업손실이 100억 안팎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여기서 한 가지 계산만 해보면 구조가 더 선명해진다.
- 2024년: 매출 66 + 영업손실 104 ≈ 연간 총비용 170
- 2023년: 매출 78 + 영업손실 110 ≈ 연간 총비용 188
즉, 매출이 60~80억인 사업이 ‘연 170~190억을 쓰는 구조’로 굳어져 있었다는 뜻이다.
이 상태에서 “무료 기반 트래픽 모델”이 기대한 만큼 돈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미래는 어둡다.
출처
- 당기순이익 : https://www.nhnedu.com/home/balance/balance-sheet-2020.html
- 23,24 매출, 영업손실 :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510310745474600108985
- 20~22 매출 : 감사보고서
모두가 키즈노트가 될 수는 없다.
키즈노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에듀테크 회사이다. 어린이집/유치원으로 대표되는 영유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카카오에 매각도 되었다. 매출도 160억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는 19~21년 키즈노트에 학원사업파트 총괄로 2년 가까이 재직했다. 아쉽게도 클래스노트 1.0만 개발하고 나오게 되었지만, 덕분에 많은 것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지금 키즈노트는 매출에 비해 약간의 적자를 보고 있다. 그렇지만 점유율과 지표가 탄탄한 회사이고 약간의 인프라 등의 정리만 되더라도 충분히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다른 회사이다. 키즈노트는 2-7세 시장의 강자이다. 이 때의 아이들은 예쁘고 귀엽다. 선생님들은 끊임없이 컨텐츠를 생산해주고, 학부모들은 폰이 닳도록 앱에 들어가서 오늘사진, 어제사진, 지난 컨텐츠들을 끊임없이 소화해준다.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나이니 부모-교사간의 소통 빈도는 일생 중 최고치인 기간이다. 거기다 보육을 담당하기 때문에 주5일, 일 6~8시간 교육기관에 상주한다. MAU대비 DAU가 매우 높게 나온다.
반면 초등 이상 학원에서는 분위기가 바뀐다. 사진 등 비주얼한 컨텐츠는 이제 그렇게 많이 기다려지지 않는다. 예체능을 다닌다면 얼마나 스킬이 느는지, 영어라면 단어시험점수나 리딩, 스피킹 레벨, 수학은 또래에 비해 어느정도 따라가고 있는지 등이 궁금하다. 생활의 반은 학교에서 소화되니 학원 시간은 길어도 3시간 정도이고 그마저도 주 2~3회이다. 한 교육기관(테넌트)가 서비스에 가입하더라도 이 교육기관으로 유발되는 트래픽이나 매출 규모가 유치원 하나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장의 많은 플레이어들이 초등시장의 키즈노트, 중고등 시장의 키즈노트를 표방했다. 그들이 자랑하는 학원수를 보면 벌써 가시적인 성과가 나야 할 정도인데 현실은 수억~백억 적자인 상황이다.
비교 사례: 통통통 or 아카2000
이 시점에서 눈여겨 볼 회사 2개가 있다. 같은 업계에서도 BM/가격/고객군에 따라 손익의 결이 달라진 예시를 보여준다.
통통통(대교에듀베이션): 무료+부분유료화
공개된 기업정보 기준으로 통통통 운영사(대교에듀베이션)는 2024년 매출 약 51억,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6억원 수준이다, 직원수는 40명대로 나타난다. 통통통은 2019~21년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훈장마을, 통통통 유료 요금제 등으로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 한 것으로 보인다.
아카2000(세계로시스템): “고가 시장에서 당당히 과금”의 힘
아카2000 운영사로 알려진 세계로시스템은 공개 정보에서 2024년 매출 약 173억, 영업이익 약 20억, 순이익 약 17억, 직원수 32명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영업을 나가보면 큰 학원일수록 아카2000을 많이 써왔는데 그 지출 규모가 월 30~40만원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 연락온 것이기도 하지만)
두 회사 모두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간단하다.
- 트래픽이 아니라 ‘업무 효율’에 직접 과금하면,
- DAU/PV가 폭발하지 않아도,
- 작은 인원으로도 이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
결론: 에듀테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 이제는 “BM을 진지하게 설계”할 때다
이 글은 애당초 특정 회사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오히려 이 학원관리 SaaS라는 시장 안에서 앞으로 5년은 더 키우고 15년은 더 영위해야 할 나의 사업에 대한 고민에 가깝다.
답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제 트래픽만 모으면 다 해결되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멀티테넌트·B2B2C 구조에서는 “사용패턴(DAU/PV/콘텐츠 생산량) × 과금 포인트(누가 왜 돈을 내는가)”를 처음부터 냉정하게 계산해야 한다.
유아(사진 중심)처럼 트래픽이 강한 시장에서도 흑자가 쉽지 않은데, 초등 이상(퍼포먼스 중심)처럼 트래픽이 약해지기 쉬운 시장에서 “무료+광고”를 기본값으로 택하면, 손익은 노력만으로 뒤집히기 어렵다.
오히려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원장에게 시간과 노고를 줄여주는 툴로서 인정받고 그 부가가치를 직접 요구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SaaS/플랫폼 제공자라면 이제 ‘트래픽의 환상’을 벗고, 가격·가치·고객·사용패턴을 숫자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NHN Edu는 그 교훈을 가장 큰 스케일로 보여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필자: 이의균 - 학원 관리 프로그램 AnotherClass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와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견해이며, 동종업계 참여자로서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 오류가 확인되면 출처와 함께 정정하겠습니다.